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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나 어깨 높이가 왜 달라?"
2026.02.20 조회 : 36

몇 달 전, 중학교 2학년 딸을 데리고 어머니 한 분이 오셨습니다.
"원장님, 얘가 거울 보다가 그러더라고요.
어깨가 한쪽이 높은 것 같다고.
처음엔 그냥 가방을 한쪽으로 메서 그런가 했는데...
자세히 보니까 정말 달라 보여서요."
교복 입은 아이를 세워놓고 뒤에서 보니,
오른쪽 어깨가 왼쪽보다 확실히 올라가 있었습니다.
허리를 앞으로 숙여보라고 했더니, 등 한쪽이 볼록하게 튀어나왔습니다.
X-ray를 찍었습니다.
척추가 S자로 휘어 있었습니다.
척추측만증이었습니다.
"저희 애가 자세가 안 좋긴 했는데... 그것 때문인가요?"
어머니가 물으셨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렇게 생각하세요.
자세가 나빠서 척추가 휜 거라고.
아닙니다.
척추측만증의 80~85%는 특발성입니다.
'특발성'이라는 말은 '원인을 모른다'는 뜻입니다.
자세가 나쁜것도 하나의 원인이 될 수 있으나,
아직 의학적으로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자세가 나쁘면 일시적으로 척추가 기울어져 보이기 시작하고,
자세가 교정되지 않고 지속되면 측만증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발견하셨어요?
이 어머니는 운이 좋았습니다.
아이가 스스로 거울 보다가 발견했거든요.
척추측만증은 아프지 않습니다.
그래서 문제입니다.
아이가 "허리 아파요"라고 하면 병원에 데려가시잖아요.
그런데 측만증은 휘어도 안 아파요.
초기에는 본인도 모르고, 부모님도 모릅니다.
옷 입으면 더 안 보이고요.
그러다 어느 날 수영장에서, 목욕탕에서, 거울 앞에서
"어? 뭔가 이상한데?" 하고 발견하는 겁니다.
운이 좋으면 학교 건강검진에서 걸리기도 합니다.
문제는 늦게 발견하면 이미 많이 진행된 경우가 있다는 겁니다.
왜 성장기가 중요한가요?
특발성 척추측만증은 주로 10~16세 사이에 발견됩니다.
그리고 대부분 여자아이입니다.
남자아이보다 5~7배 많아요.
이 시기가 중요한 이유는 성장과 함께 휘어짐도 빨라지기 때문입니다.
뼈가 자라는 시기에는 측만증도 같이 진행됩니다.
1년에 5도, 10도씩 휘어지기도 해요.
그러다 성장이 끝나면 진행이 멈추거나 느려집니다.
그래서 언제 발견하느냐가 중요합니다.
휘어진 각도가 20도일 때 발견하면 보조기로 잡을 수 있습니다.
40도, 50도가 되어서야 발견하면 수술을 고려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이 아이는 25도였습니다.
아직 성장이 남아 있었고요.
다행히 보조기 치료가 가능한 시점이었습니다.
치료는 어떻게 하나요?
측만증 치료는 각도와 남은 성장에 따라 달라집니다.
10~20도: 관찰, 운동, 자세교정
경미한 측만증입니다.
당장 치료는 필요 없지만, 6개월마다 X-ray 찍으면서 지켜봅니다.
더 휘어지는지 확인하는 거예요.
이 시기에 측만증 전문 운동(슈로스 운동 등)을 병행하면
진행을 늦추는 데 도움이 됩니다.
20~40도: 보조기 착용 고려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단계입니다.
보조기를 착용해서 척추가 더 휘어지는 것을 막습니다.
보조기는 하루 16~23시간 착용해야 효과가 있습니다.
학교 갈 때도, 잘 때도 착용합니다. 아이들이 힘들어해요.
답답하고, 친구들 눈치도 보이고.
하지만 이 시기에 제대로 착용하면 수술을 피할 수 있습니다.
40~50도 이상: 수술 고려
보조기로 조절이 안 되거나, 발견 당시 이미 심하게 휘어져 있으면서
심폐기능 저하시에 수술을 고려합니다.
척추에 금속봉을 넣어서 휘어진 척추를 바로잡고 고정하는 수술입니다.
수술이라고 하면 많이 놀라시는데, 요즘 수술 기법이 많이 발전했습니다.
예전보다 교정도 잘 되고, 회복도 빠릅니다.
부모님들께 드리는 말씀
우리 아이 척추, 한번 확인해 보세요.
아이를 뒤에서 세워놓고 보세요.
어깨 높이가 같은지, 허리 라인이 대칭인지, 골반이 기울어지지 않았는지.
앞으로 90도 숙여보라고 해보세요.
등 한쪽이 볼록하게 튀어나오지 않는지.
이상해 보이면 X-ray 한 장 찍어보시면 됩니다.
5분이면 알 수 있어요.
측만증은 빨리 발견할수록 치료가 쉽습니다.
20도일 때 발견하면 보조기로 잡을 수 있는데,
40도 되어서 발견하면 선택지가 줄어듭니다.
"설마 우리 애가"라고 생각하실 수 있어요.
하지만 청소년 100명 중 2~3명은 측만증이 있습니다.
생각보다 흔합니다.
아프지 않아서 모르고 지나가는 병입니다.
부모님이 한번 봐주셔야 합니다.
어른도 측만증이 있을 수 있나요?
네, 있습니다.
어릴 때 발견 못 하고 지나간 측만증이 성인이 되어서 발견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는 나이 들면서 퇴행성 변화로 새로 생기는 측만증도 있습니다.
이걸 퇴행성 측만증이라고 합니다.
성인 측만증은 아이들과 다릅니다.
성장이 끝났기 때문에 급격히 진행되지는 않아요.
하지만 허리 통증, 다리 저림 같은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척추가 휘면서 신경이 눌릴 수 있거든요.
성인의 경우, 휘어진 척추를 펴는 것보다 증상을 조절하는 게 치료 목표입니다.
통증이 심하면 약물치료, 주사치료를 하고,
심한 경우에만 수술을 고려합니다.
"어릴 때부터 어깨가 좀 달랐던 것 같은데..."라고 생각되시면 한번 확인해 보세요.
마지막으로
척추측만증은 조기에 발견하면 대부분 잘 치료됩니다.
무섭거나 창피한 병이 아닙니다.
관리하면 되는 병입니다.
혹시 우리 아이 어깨 높이가 다르거나,
허리 라인이 비대칭으로 보이거나,
등이 한쪽만 튀어나와 보인다면 한번 확인해 보세요.
조금 일찍 발견하면, 훨씬 쉽게 치료할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서울에이스병원 척추센터 이덕구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