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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 내려갈 때 무릎 앞이 시큰거려요" — 슬개골 연골연화증
2026.02.26 조회 : 38
20대 여자분이 오셨습니다.
"원장님, 계단 내려갈 때 무릎이 너무 아파요.
시큰시큰하면서 힘이 빠지는 느낌이에요."
"올라갈 때는요?"
"올라갈 때도 아픈데, 내려갈 때가 더 심해요.
영화관에서 오래 앉아 있다가 일어날 때도 아프고요."
"무릎 어디가 아파요?"
"이쪽이요."
슬개골(무릎뼈) 앞쪽을 가리키셨습니다.
진찰해보니 슬개골을 누르면서 무릎을 구부리면 아파하셨습니다.
슬개골 아래쪽에 압통도 있었고요.
슬개골 연골연화증입니다.
젊은 여성에게 흔한 무릎 앞쪽 통증의 원인입니다.
슬개골 연골연화증, 뭔가요?
슬개골(무릎뼈) 뒤쪽에는 연골이 있습니다.
이 연골이 무릎을 구부리고 펼 때마다
대퇴골(허벅지뼈)과 맞닿으면서 미끄러집니다.
연골연화증(chondromalacia patellae)은
이 연골이 말랑말랑해지고 손상되는 상태입니다.
정상 연골은 단단하고 매끈합니다.
연골연화증이 생기면 연골이 물러지고,
표면이 거칠어지고, 갈라지기도 합니다.
심하면 뼈가 드러나기도 해요.
비슷한 용어로 슬개대퇴 통증 증후군(patellofemoral pain syndrome)이 있습니다.
증상은 비슷하지만 연골 손상 없이 통증만 있는 경우를 말합니다.
치료 방향은 비슷합니다.
왜 생기나요?
핵심은 슬개골에 가해지는 압력입니다.
무릎을 구부릴수록 슬개골이 대퇴골을 누르는 힘이 커집니다.
그래서 계단 내려갈 때, 쪼그려 앉을 때 아픈 겁니다.
잘 생기는 분들:
• 젊은 여성: 골반이 넓어서 슬개골 정렬이 틀어지기 쉬움
• 갑자기 운동 시작한 분: 준비 안 된 상태에서 스쿼트, 런지 과다
• 대퇴사두근 약한 분: 슬개골을 잡아주는 힘이 부족
• 무릎 정렬 이상: 평발, X자 다리, 슬개골 외측 아탈구 경향
• 반복적 무릎 사용: 등산, 자전거, 계단 오르내리기 많은 직업
어떤 증상이 있나요?
1. 무릎 앞쪽 통증
슬개골 주변, 특히 아래쪽이 아픕니다.
"시큰거린다", "뻐근하다", "묵직하다"고 표현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2. 계단 통증
올라갈 때도 아프지만, 내려갈 때 더 아픕니다. 이게 특징입니다.
3. 극장 징후 (Theater sign)
영화관, 비행기, 회의실에서 무릎 구부리고 오래 앉아 있다가 일어나면
무릎이 뻣뻣하고 아픕니다. 몇 걸음 걸으면 풀립니다.
4. 삐걱거림
무릎 구부릴 때 슬개골 밑에서 "뚝뚝", "사각사각" 느낌이 납니다.
손으로 슬개골을 잡고 무릎을 움직이면 느껴지기도 해요.
5. 쪼그려 앉기 힘듦
화장실(좌변기 아닌 경우), 짐 줍기, 아이 안기 등이 힘들어집니다.
진단은 어떻게 하나요?
이학적 검사
• 슬개골 압박 검사: 슬개골을 아래로 누르면서 무릎을 구부리면 통증
• 슬개골 마찰 검사: 슬개골을 움직이면 뚝뚝거리는 느낌
• 슬개골 외측 압통: 슬개골 바깥쪽 모서리 누르면 아픔
• 단발 스쿼트 검사: 한 발로 앉았다 일어나기 힘들거나 통증
영상 검사
• X-ray: 슬개골 정렬, 관절 간격 확인
• MRI: 연골 손상 정도, 다른 동반 질환 배제
MRI에서 연골 손상 정도를 1~4등급으로 나눕니다.
수술은 언제 하나요?
거의 필요 없습니다.
6개월 이상 적극적인 비수술 치료에도 호전 없으면 고려합니다.
수술 방법:
• 관절경 연골 성형술: 손상된 연골 표면 다듬기
• 외측 지지대 유리술: 슬개골을 바깥으로 당기는 조직 풀어주기
• 경골 결절 이전술: 슬개골 정렬 자체를 바꾸는 수술 (심한 정렬 이상 시)
수술해도 재활 운동은 필수입니다.
근본적으로 근력이 약하면 또 나빠지거든요.
얼마나 걸리나요?
솔직히 말씀드립니다. 시간이 좀 걸립니다.
연골은 한번 손상되면 원래대로 돌아오기 어렵습니다.
치료 목표는 "통증 없이 일상생활 하기"입니다.
보통 3~6개월 재활하면 많이 좋아집니다.
하지만 관리는 평생입니다.
좋아진 뒤에도:
• 대퇴사두근 운동 유지
• 계단 줄이기
• 체중 관리
• 쪼그려 앉기 최소화
한번 생기면 재발하기 쉬운 질환입니다.
관리가 중요해요.
그 환자분은요?
MRI에서 슬개골 연골 2등급 손상이 확인됐습니다.
수술할 정도는 아니었어요.
계단 대신 엘리베이터 타시고, 대퇴사두근 운동 열심히 하셨습니다.
스쿼트 위주였던 운동을 수영으로 바꾸셨고요.
2개월 후 오셨을 때:
"원장님, 계단 내려갈 때 아직 좀 찝찝한데, 예전처럼 시큰거리진 않아요."
4개월 후:
"이제 계단 웬만큼은 괜찮아요. 오래 앉아 있다 일어나도 덜 뻣뻣하고요."
지금도 대퇴사두근 운동은 꾸준히 하신다고 합니다.
그게 유지 비결입니다.
젊은 나이에 무릎 앞이 아프시다면, 방치하지 마세요.
연골이 더 손상되기 전에 관리 시작하시는 게 좋습니다.

서울 에이스병원 관절센터 박정섭